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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니즘[veganism]/비건식당

[망원 셰발레리] 캐나다 작은 마을에 온 것 같은 비건 식당

by 꿀팁정보쟁이 202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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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 발레리 외관>

아내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치킨을 못시켜먹는다며 투정을 부리다가 아내는
비건 식당에 가보자는 제안을 했다.

'맛있는'채식을 위해서는 훌륭한 셰프가 있는 채식 식당을 경험해야 한다.

셰 발레리 Chez Valerie 는 불어로 '발레리네 집'이라는 뜻이라고 아내가 말해준다.
채식인데, 무려 French/Canadian 음식이다.

작고 알록달록한 간판, 초록색 칠판에 분홍색 노란색 분필로 귀엽게 쓰여진 메뉴를 보며 감탄하는데,

토끼같이 귀여운 젊은 캐나다 여사장님이 정말로 깡총! 뛰어왔다.
서투르지만 또박또박, 정확한 한국어로 "잠시 기다려주세요~ " 하며 웃는데 마음이 살짝 녹을것 같다.

식당은 음식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와 인테리어를 포함한 그곳에서의 '경험'이 때로는 훨씬 중요하기도 한데,
이 사장님의 귀여운 공손함과 사랑스러운 친절함이 셰 발레리의 경험 점수를 훅 끌어올린듯.

오후 2시였는데도 웨이팅이 있었다.
가게가 작아서 그런듯.

추석 연휴 막바지라 재료가 소진되어 그런지 먹을수 있는 메뉴가 세개뿐 - 콩고기 리가토니, 야채피자, 버섯피자.
아내는 푸틴 (캐나다식 감자튀김)과  메이플 파이를 꼭  먹고싶다고 했는데. 많이 아쉬워하는 아내.

버섯피자와 리가토니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런데 대기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내부가 아기자기 너무 예뻐서 정말 캐나다에 작은 마을에 온것 같다.
비건 레시피 책(이것도 캐나다음식)도 있다. 신기하고 예쁜 채식 음식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다니.

 

 



 

 



버섯피자.
맛있다.
정말 맛있다.
풍부한 맛이다.
버섯이 종류별로 얼마나 많이 들어간건지.  버섯도 너무 물컹거리거나 마르지 않게, 딱 먹기좋은 식감으로 요리했다.
썬드라이 토마토로 만든것 같은 토마토 페이스트, 마늘 크러스트와도 훌륭하게 어울린다.
양이 작다. 포만감을 주는 재료가 없으니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플듯.
기본적인 맛이다. 아주 베이직하고 정직한 맛이고,  집에서 조금 응용해서 먹으면 쉽고 간단하고 맛있고 기분좋은 요리를 낼 수 있겠다.


콩고기 리가토니.
이것도 맛있다.
사실 마리나라 소스에 묻혀있다보니 콩고기인지 진짜고기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리가토니 자체도 맛있다.

이것도 쉽게 우리 집에서 해먹을 수 있겠다.

양이 적다. 성인 2인의 경우 3메뉴를 시키는 것을 추천. 맛도 볼겸.

레시피를 배워가는 느낌!
음식맛도, 가격도, 서비스도, 분위기도 모두 훌륭한 셰 발레리.
언제든, 누구와 오든, 기분 좋을 것만 같은 공간.

채식주의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만날때나,
누군가에게 채식요리를 소개시켜주고 싶을때
사랑스런 '채식 첫경험'을 느끼게 해 줄수 있는 곳.

새삼, 서울도 이렇게 좋아지나 싶어 이 정신없는 도시가 왠일로 조금 좋아진 것 같은 기분.
다음엔 또 어디를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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